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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어투가 아니라 우리말을 바르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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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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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2-07-13 15:41

우리는 말을 할 때는 우리말을 사용하지만, 글만 쓰면 번역 어투를 남용하게 된다. 책을 보면 모두가 번역 어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알게 모르게 번역 어투 글쓰기에 익숙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글에는 참으로 번역 어투가 많습니다. 그것도 영어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일본식 번역 어투가 생겨 나고, 다시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희한한 번역 어투를 마치 우리 표현인 것처럼 비판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 표현들은 영어 by 를 일본어로 직역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일본어를 그대로 다시 직역하면서 생긴 잘 못된 번역 어투 표현으로 우리말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기업과 사적인 관계에 의하여 좌우되고 ==> 기업과 사적인 관계에 따라서 좌우되고


직원들에 의해 GM사장은 출근을 저지당했다 ==> 사원들이 GM사장이 출근하는 것을 저지했다.


* "한반도 통일"이 다음 달 KBS에 의해 전파를 타게 된다 ==>KBS는 다음 달 "한반도 통일"을 방송하게 된다.


* 김구는 누구의 손에 의해서인지 모르게 암살당했다 ==>누군가가 김구를 몰래 암살했다


* 화재는 소방차 5대에 의해 진화되었다 ==>소방차 5대로 화재를 진화했다.


* 이 소설은 전문가에 의한 작품은 아니지만 ==>전문가가 이 소설을 쓴 것은 아니지만


* 투표일을 앞둔 3일 경찰에 의한 야당 운동원 폭행사태까지 ==> 투표일을 앞둔 3일 경찰이 야당 운동원을 폭행하는 일이


* 폭력적 강제에 의한 정치봉쇄행위가 만연하는 ==> 폭력으로 강제하는 정치봉쇄행위가 만연하는


* X방사선 검사의 의한 생체검사를 통해 ==>X방사선 검사로 생체검사를 하여


* KBS 보도에 의하면 사망자들은 ==>KBS 보도를 보면 사망자들은


* 우리 나라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에 ==>우리 나라가 일으킨 이 불행했던 시기에


이러한 표현들은 by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주어로 삼아서 쓰는 습관, 즉 직역하는 폐단 때문입니다.


지금이 한창 장마철입니다.

 

장마철이 되면 떠오르는 말이 "호우(豪雨)"가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습니다. 


豪雨라는 한자를 잘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호우 주의보라는 말을 거침없이 쓰고 있습니다. 


"호우"라는 말을 우리말로 하면 "큰비" "많은 비"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말을 두고 알지도 못하는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영한 번역을 할 때는 우리말 가독성(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 매우 중요합니다. 


쉽게 글을 써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입니다.


여태 우리나라에서 한국어를 고려한 번역 글쓰기를 가르쳐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엉터리 문장과 엉터리 표현으로 많은 독자를 혼란하게 만들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독일 철학 번역서를 읽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거나 배웠다고 하는 사람 있으면 한 번 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번역 실력은 형편 없습니다. 


말과 글은 우리가 소통하는 도구이자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이므로 참 지식을 전달하려면 우리 글쓰기부터 바르게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재능을 멀리서 찾지 마시고 가까운데서 먼저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한글을 바르게 적을 수 있는 능력도 엄청난 재산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by mrbuhn